박주영 단독 인터뷰 런던 2012 올림픽; 양천 TNT 공동대표로 축구 네트워크 주도

박주영 단독 인터뷰: “현재 대표팀은 역대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박주영 단독 인터뷰: “현재 대표팀은 역대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런던 2012 대회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던 박주영이 Olympics.com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은퇴 후의 근황과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국제축구연맹 월드컵 2026 대회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한국 축구의 올림픽 도전사는1948 런던 올림픽 대회에서 비롯됐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걸고 세계 무대에 나선 첫 경기에서 대표팀은 멕시코와 치열한 공방전 끝에 5-3 승리를 거뒀지만, 다음 경기에서 스웨덴에 0-12로 지면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역사적인 데뷔전으로부터 64년 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런던 2012대회. 홍명보 감독이 이끈 ‘태극전사’들은 8월 10일 웨일즈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3위 결정전에서 라이벌 일본을 2-0으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전반전에 터진박주영의 벼락 같은 선제골로 앞서나간 한국은 후반전구자철의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축구: 런던 2012 동메달 신화의 주인공들은 지금 어디에?

그날 동메달 결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던 박주영은 최근 Olympics.com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은퇴 후의 근황과 런던의 추억, 그리고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2026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감동의 마법을 다시 한 번 느껴보세요 ❄️⛷️ 무료로 회원가입하고 전체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메달 획득 순간을 언제 어디서나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Olympics.com: 지난해부터 양천 TNT 축구단에서 활동해 오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구단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셨는지,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 지 궁금합니다.

박주영: 서울 양천 TNT FC는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축구단 중 하나입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풀뿌리에서 시작하여 프로를 목표로 하며, 사람의 성장을 최우선 철학으로 설정합니다. 저는 구단 공동 대표(박주영, 김태륭, 김석영, 강남구)로서 축구계 네트워크와 테크니컬 업무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P급 지도자 라이센스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풀뿌리에서 시작해서 사람의 성장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철학이 본인의 철학과도 일치하는 걸로 보이는데요, 축구 산업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분야의 프로 또한 아마추어를 거친 사람들입니다. 축구를 포함한 스포츠를 논할 때 언제나 저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저변의 시작은 아래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풀뿌리입니다. 우리 양천 TNT FC는 국내 최초로 풀뿌리 기반에서 시작하여 차근차근 상위 리그로 올라가고 있는 축구단입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스토리가 쓰이고, 구단의 철학인 스타일이 갖춰지며, 이곳에 적합한 시스템이 구축됩니다. 여기서 순환이 잘 되면 자연스럽게 선수와 스태프, 후원사, 팬까지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국내와 해외 리그의 여러 클럽에서 뛰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셨는데요, 선수 생활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시기는 어느 팀에서 뛰었을 때였나요?

국내와 해외를 가릴 것 없이 새로운 축구를 경험하고 배우고 생활했던 그 모든 시간들이 저의 삶에 도움이 되었고 그 순간 순간들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국가대표로 10여년 동안 활약하면서 68경기에서 24골을 기록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국가대표로 뛰었던 시간들은 저에겐 참으로 영광스러웠던 시간으로 남아있습니다. 모든 순간들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 처음 국가대표가 되었을 때, 처음 데뷔골을 넣음으로써 월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을 때 그리고 월드컵에 진출해 골을 넣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거 같습니다.

대표팀과 소속 클럽에서 주로 10번을 달고 뛰었는데요 개인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숫자인가요?처음 10번을 달 때는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선수 생활 내내 주로 달았던 번호이다보니 애정이 가는 번호이고 저라는 선수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번호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 6월 17일: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대한민국의 박주영과 경합하는 장면. FIFA 월드컵 남아공 2010 예선 B조 경기, 아르헨티나 대 한국 - 2010년 6월 1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경기장. (Photo by Jamie Squire - FIFA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10번 선수는 누구였나요?

10번이라서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는 브라질의 호나우두 선수와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 선수의 플레이를 좋아했습니다. 저는 스트라이커라는 포지션의 정형화된 플레이(박스 안에서 볼을 받아 해결하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많이 움직이고 공간으로 움직이며 볼을 받고 드리블 돌파나 볼을 가지고 하는 플레이를 더욱 선호했기 때문에 그런 선수들을 좋아했던 거 같습니다.

화려했던 프로 선수 경력에 비하면 조용히 현역에서 물러나신 것 같은데요, 아쉬움이나 미련은 없었는지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항상 어떻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일반적인 은퇴식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기에 팀에서 마련해주신 은퇴식은 정중히 사양했고요. 저는 제가 사랑하는 선수들과 함께 사랑하는 팬 여러분들 앞에서 즐겁게 마지막 경기를 치르면서 제가 생각해왔고 상상했던 모습으로 은퇴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받은 사랑을 어떻게 돌려드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한 결과 제가 함께 하고 있는 NGO 비브릿지와 함께 얼마전 울산에서 은퇴 기념 바자회를 열어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수익금 전액은 함께해 주신 팬 여러분들의 이름으로 기부했습니다.

KOR vs JPN - 남자 동메달 결정전 - 축구 | 런던 2012 하이라이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드림팀’이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2:0으로 꺾고 동메달을 획득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런던 2012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동메달을 획득하는 데 기여한 핵심 선수로서, 당시에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런던 올림픽은 굉장히 일정이 빠듯했고, 경기마다 다른 도시에서 경기를 치르다 보니 경기 다음날 이동을 항상 4-5시간씩 버스를 탔던 걸로 기억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버스 바닥에 누워서도 이동하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힘들게 선수들과 고생하면서 임했던 대회였기에 더욱 기억에 많이 남는 대회이고 역시나 동메달을 땄을 때가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죠.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동메달을 확정해서 기쁜 마음과, 이제 힘들었던 여정이 끝났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운동장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많이 나눴던 거 같습니다.

일본을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당시 유행하던 드라마의 제목과 같은 ‘각시탈’이라는 별명을 얻으신 것을 알고 계신가요? 결승골을 넣었던 장면이 기억나신다면 그 순간을 선수의 입장에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별명 같은 경우에는 그 당시에는 잘 알지 못했고 후에 그런 상황을 알게 된 거 같습니다. 결승골을 넣은 순간은 수비에서 걷어낸 공이 넘어왔을 때 주위에 저 말고는 동료 선수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이건 내가 해결을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성공하든 그렇지 못하든 과감히 마무리하려고 했고요, 결과적으로 골로 연결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올림픽은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었나요? 동메달은 지금 어떻게 보관하고 계신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동료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모든 지원 스태프까지 원 팀으로 하나 되어 만들어낸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값진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결과물인 동메달은 부모님댁에 있고, 부모님께서 잘 관리해 주시고 계십니다.

올림픽에서의 재미있는 추억이나 다른 대회들과는 다른 분위기 등 올림픽과 관련해서 기억하고 계시는 즐거운 순간들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끝나자마자 바로 귀국길에 올라 기념품을 사거나 할 시간도 없었고, 매번 다른 도시에서 경기를 치르다 보니 선수촌도 이틀 정도밖에 사용을 못 해서 올림픽을 누릴 시간이 없었던 거 같아요.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즐거웠습니다. 에피소드는 따로 기억나는 게 많이 없지만 뉴캐슬에서 첫 경기 멕시코전을 나가기 전에 자철이가 주장으로서 한마디 하는데 ‘여기는 런던이야!‘라고 외쳤습니다. 자철이는 런던 올림픽이 시작됐다는 말이 하고 싶었던 듯하지만 선수들이 ‘여기 뉴캐슬인데?’ 하면서 어리둥절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선수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회자되었던 사건입니다.

청소년 대표 시절 2005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 (당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참가했는데요, 당시 우리 대표팀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회 관계자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한국 선수들이 청소년 대회에서는 창의적인 축구를 하다가 성인 무대로 올라가면서 오히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의 연령별 선수들은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더 유럽을 누비고 대한민국 축구를 세계에 알릴 선수들이 많아질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성인 레벨에서의 모습은 비단 선수들만의 몫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좋은 지도자들이 많이 나와야 좋은 선수들을 더욱 성장시키고 대한민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축구를 앞서 경험한 선배들의 몫이 아닐까요?

선수 시절 세 번의 FIFA 월드컵에서 뛰었던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계신데요, 올여름 개막하는 본선을 앞두고 후배 선수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현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역대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국제 대회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으며 다재다능한 젋은 선수들과 좋은 팀을 이루고 있습니다. 올여름 월드컵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퍼포먼스로 대한민국 축구팬 여러분들을 기쁘게 해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 어떤 조언보다는 무한한 신뢰와 응원을 보내며, 선수들이 다치지 말고 최선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사진 제공 2011 Getty Images

사진 제공 2012 Getty Images

2012년 7월 27일 - 8월 12일

런던 2012 | 올림픽 대회| 런던 (GBR)